《TBN제주매거진》엘리뇨와 라니냐! (2024년 10월 10일 17:06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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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니뇨와 라니냐! ]
2024년 10월 10일 17:05분 방송
사단법인 한국자연재난협회 제주도지부 유종인 회장
[질문]본격적인 기후위기 시대, 최근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기상 용어 중 하나가 바로 엘니뇨와 라니냐인데요. 오늘은 엘니뇨와 라니냐가 어떤 현상이고,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알아봅니다.
1. 먼저 엘니뇨와 라니냐, 보통 함께 이야기 되곤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게 되는 기상 현상인가요?
먼저 엘니뇨의 정의부터 설명드리면 자연스럽게 그 반대 현상인 라니냐도 정의가 된다고 여기면서 말씀 드려보겠습니다. 적도부근 열대 태평양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태양에너지가 유입되는 곳으로 해수면 온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항상 높은 편입니다. 평소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높고 동태평양은 상대적으로 낮아 서고-동저의 해수면 온도 분포를 보이며, 대기는 적도를 따라 무역풍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불고, 서태평양에서 대류활동이 활발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설명이 정상적인 상황인거죠. 그런데, 2~7년마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열대 중태평양에서 동태평양에 이르는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게 되는데요. 이 현상을 엘니뇨라 합니다. 엘니뇨는 대체로 봄철에 발생해 겨울철까지 발달하다가 이후 점차 약해져 이듬해 봄 또는 여름에 소멸합니다. 라니냐는 엘니뇨의 반대 현상으로 중동태평양의 해수면온도가 평상시보다 낮아지고 무역풍이 평소보다 강해지는 겁니다. 그러나 모든 엘니뇨가 동일하지는 않고, 그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고 하겠습니다.
2. 정리하면 엘니뇨는 태평양의 적도 해역의 해수 온도가 주변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군요? 2~7년마다 한번씩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현상이고요. 그런데 엘니뇨와 라니냐, 이름이 쉽지는 않은데 이 이름은 어떻게 붙여지게 된 건가요?
엘니뇨의 기원은 19세기 말 페루의 지리학자들이 페루 해안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해양의 변화를 연구하던 중, 일반적으로 한류가 우세한 이 지역의 해류가 매년 성탄절 즈음에 난류로 바뀌는데 이 난류를 페루 지역 선원들이 “ElNino current”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이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를 의미하며, 아기 예수의 탄생 시기에 맞춰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해서 엘니뇨라는 단어를 사용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또 폐루의 지리학자들은 이 같은 해류의 계절 변화가 평년보다 매우 강해지는 해가 있음을 알아냈으며, 이와 동시에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함을 감지했고, 이후 20세기 초반, 엘니뇨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과학계에서는 페루 지리학자들이 소개한 이름을 따 비정상적인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을 지금까지 엘니뇨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엘니뇨의 반대 현상인 라니냐는 여자아이를 의미하는 스페인어이며, 초기에는 이같은 현상을 EI Viejo(노인) 또는 anti-EI Niño로 부르기도 했으나, 현재는 일반적으로 라니냐라 칭하고 있습니다.
3.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엘니뇨 현상이 발견되면서 이후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죠?
페루의 선원들에 의해 구전되어 오던 것과는 별도로 영국의 물리학자 길버트 토마스 워커는 1930년대 태평양의 섬에서 관측된 해면기압 자료 분석을 통해 수년마다 해면기압이 괄목할 만한 변화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거의 동일한 시기에 노르웨이 태생 미국 기상학자인 비야크니스도 엘니뇨가 대기-해양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이며, 이로 인해 발생한 변동은 원격상관을 통해 그 영향이 다른 지역에 전파됨을 보였습니다. 여기서 원격상관이란 대기·해양의 흐름을 통해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서로 관계를 갖는 특성을 말합니다. 1982/83년에 걸쳐 발생한 초대형 엘리뇨는 전 세계에 걸쳐서 막대한 피해를 유발했고, 이는 적극적인 엘니뇨 연구와 예측을 하게 되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를 계기로 열대태평양의 여러 지역에 고정된 관측 부이를 설치하여 실시간 해수면 온도와 해수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으며, 이를 통한 실시간 관측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4.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은 결국 전 지구적인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네, 엘니뇨·라니냐는 열대 태평양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대기와 해양의 원격상관을 통해 전 지구 기상·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그 영향은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엘니뇨가 최고조로 발달하는 겨울철에 유라시아 중·동부와 알래스카 등 북반구에서는 평상시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고, 아프리카 남서부 지역과 호주 서쪽 등 남반구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기온을 보입니다. 열대 서·중태평양에서는 강수량이 증가하고요. 반대로 라니냐가 최고조로 발달하는 북반구의 겨울철에, 열대 서·중태평양에서 강수가 감소하고, 인도네시아 부근에서 강수가 뚜렷하게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유라시아 북부와 캐나다 북부를 제외하고는 북반구에서 대체로 평상시보다 기온이 낮은 경향을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5. 이러한 엘니뇨와 라니냐는 2~7년에 한번씩 불규칙하게 나타난다고 하는데, 최근 이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면서요?
엘니뇨와 라니냐는 보통 2~7년 정도의 주기로 찾아왔는데, 지금까지 엘니뇨는 24차례, 라니냐는 16차례 발생했습니다. 지난 6월 세계기상기구는 열대 중·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점차 내려가 올여름(6~8월) 중립 상태로 접어들거나 라니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였는데요, 이달 들어 세계기상기구는 지난해 5월에 시작된 '엘니뇨'는 올해 5월 중립상태로 전환됐고,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아래인 상황이 5개월 이상 이어질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 '라니냐로 전환될 가능성이 55%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금년 10월까지 라니냐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겁니다. 일반적으로 라니냐가 발생하면 동아시아의 겨울은 더 추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6. 엘니뇨, 라니냐가 우리나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요?
각각의 엘니뇨와 라니냐는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도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단편적으로 엘니뇨 및 라니냐의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으며, 특히, 한반도의 기후는 엘니뇨·라니냐 외에도 다른 기후현상에 의해 다양한 영향을 받고 있어 이에 대한 이해가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엘니뇨·라니냐가 발달하는 시기의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 변화는 월별로 차이가 있지만,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엘니뇨 시기에 우리나라 강수가 증가하고, 라니냐 시기에는 강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한반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엘니뇨가 최대로 발달하는 이른 겨울철(11, 12월)에 한반도의 강수는 증가하고 기온은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11월 강수가 평년의 2배 이상인 100㎜ 이상 내렸던 해는 1982, 1997, 2015년으로 모두 엘니뇨가 강하게 발달했던 해입니다. 라니냐 시기의 11월과 12월에 강수가 감소하고, 기온이 하강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올 겨울에는 라니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지난 여름 폭염이 강했듯이 올겨울 한반도에 강력 한파가 예상되는 것으로 예고하고 있으며, “라니냐 현상이 관측됐던 2021, 2022년에 영하 18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위가 있었는데 올해 겨울이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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